최근에 여성 인권에 관심이 생겨서
관련 책들을 보고 싶었는데
제목부터가 마음에 든 책이 있었습니다.
‘지구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작가는 남자지만 1년간 여장을 하고 생활하면서 느낀점을 쓴 책이라서
혹시나 남자가 모르는 여자들의 삶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구입해서 읽었다.
하지만 제목과 내용은 다른 내용이라 아쉬웠습니다.
원 제목은
Die Frau In Mir : Ein Mann wagt ein Experiment by Christian Seidel 이며,
한국말로 번역하면
‘내안의 여성성 : 한남자가 크리스티앙 자이델로 살아가는 실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내용은 여자로 살면서 힘들었던 점들이라기 보다는
성에 대한 생각과 고찰들 입니다.
또한 여성이 차별적으로 받는 대우라기 보다는 남성들 속에서도 충분한 여성성이 있을텐데
그걸 왜 분출하거나 또는 공개적으로 대화를 못하는 것인가?
하는 어찌보면 여자와 남자의 성 고정관념에 따른 생각과 문화의 차이를 쓴 책입니다.
게다가 여장을 한 것이기에 남자의 성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고
더 나아가서 성 고정관념에 대해 다르게 접근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물론 여성이 겪는 어려움에 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모르는 남자들로부터의 시선과 늦은 밤 공원에서 성폭행 당할 뻔 한 이야기,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서 옷 입는데 고생하는 이야기 등
남자로서 여자의 삶을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
내가 남자로서 평소 경험했던 성역할의 모순과 나의 진짜 존재에서 나온 것이라라.
남녀의 분리는 애초에 없었다.
그것은 모순되는 삶의 철학과 이원론이 만들어낸 문화가 우리에게 강요한 것일 뿐이다.
P.140
나는 암버에게 해방감에 대해 얘기했다. (중략)
“남자로서 이렇게 얼굴을 가까이 댔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우리를 동성애자로 여길 거야. 그렇게 벌써 자유를 잃는 거야!
남자들은 서로 몸을 가까이 대면 안돼. 하지만 여자들은 다르지.
(중략) 우리 남자들은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혀 살아.
남자들의 외양이나 걷는 자세가 죄수 같다는 생각이 든 적 없었어?
주변을 한 번 둘러봐!”
P.159
체험을 하면서 든 생각인데, 우리가 그렇게 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
소위 남녀의 차이라는 게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크지 않은 거죠.
그저 해부학적으로 몇몇 신체가 다를 뿐입니다.
모든 게 고정관념이라는 거대한 쓰나미 때문이에요.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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